반도체 계약학과, 앞으로 10년 간 인기 폭발하는 이유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KAIST 올해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하고 정원외 100명 선발합니다. 계약학과 선발을 실시하는 7개교 가운데 최대 규모인 셈이죠. 취업 보장은 물론 장학제도등 혜택도 다양합니다.

이에따라 수험생들의 관심도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편인데요, 이 글에서는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 폭발 이유에 대해 정리해봅니다.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인력 난 심화

코로나19는 많은 것들을 바꾸었죠. 온라인 쇼핑과 주문 그리고 재택근무 등 비대면 생활은 스마트폰등의 수요의 폭발로 이어졌습니다.

당연히 전자 제품과 자동차에 필수인 반도체 수요은 급증하게 되었고 차량의 경우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6개월 이상 출고를 기다리는 현상까지 생기게 되었죠.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로 인해 시기가 앞당겨 졌을 뿐 국가마다 곧 당면하게 될 현실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반도체 계약학과 정원확대 불가능

어찌 된 영문인지 현재 반도체 계약학과는 포스텍을 제외한 나머지 6개 대학은 모두 수도인 서울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선망하는 인서울에 있는 셈이죠.

이는 계약학과의 특성 상 기업들의 유치 경쟁과 관련 있어 보입니다.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을 현장에 바로 투입하게 하려면 관련 기관들이 몰려 있는 서울 소재 대학이 유리하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현행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수도권 소재 대학은 ‘인구집중유발시설’로 분류돼 정원 확대가 불가능합니다. 정부에서 특별히 정부서 반도체학과 정원 확대 검토를 구체적으로 추진해주면 가능하겠지만요.

지난해 5월 정부는 ‘K반도체 전략’의 주요 내용으로 반도체 학과 정원을 늘리는 계획을 검토했다가 접은 적이 있습니다. 국가 균형 발전 명분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죠. 새 정부에서는 반도체 학과 정원확대 검토를 어떻게 다룰지 주목됩니다.

진학 시 장학금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계약학과는 산업체나 국가 기관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맞춤형 교육 과정으로 설계된 학과입니다. 기본으로 학부부터 박사까지 전액 학비를 지원할 뿐 아니라 장학금이 풍부하고 기숙사 헤택까지 부여되는 경우가 많아 수험생들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올해 KAIST에 신설되는 반도체 계약학과는 그 혜택도 다양합니다. 등록금/기숙사비를 4학년까지 전액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숙사비 등 약 4,000만원의 추가 지원이 더해진다고 합니다. 게다가 학생마다 다른 형편에 따라 배려장학금도 지원된다고 하네요. 해외 학회/박람회 참가, 해외 대학 교류 등 다양한 국제 연수 기회도 덤으로 주어진다고 합니다.

이미 대표 과기원으로 혜택이 막강한 KAIST가 혜택을 신설되는 반도체 계약학과에 부여한다면 취업보장까지 더해져서 인기는 폭발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겠죠.

가장 큰 혜택은 선호하는 대기업에 확실한 취업보장

현재 취업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공무원 인기도 예년같지 않구요. 하지만 반도체 계약학과는 깊어가는 취업난을 단번에 풀 수 있는 돌파구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서울대에 내년부터 80명 정원의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해 5년 간 공동 운영하자고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학비는 물론 생활비로 쓸 수 있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 후 삼성전자 채용도 보장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죠. SK하이닉스 역시 서울대에 반도체 계약학과 공동 운영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렇듯 대기업들이 학비 지원에 채용 보장까지 내걸고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선 것을 보면 현재 반도체 인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을 직접 키워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죠.

따라서 반도체 계약학과는 일부 조건만 충족하면 기업 채용까지 연결된다는 점에서 가장 큰 메리트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의대열풍 반도체 계약학과로 잠재우겠다.

현재 의학계열 진학 열풍은 취업 난 등으로 지난 몇 년 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거세지는 의대열풍으로 영재학교/과고 의대 진학 문제가 대두된지는 오래되었죠.

실제로 지난해 서울대 중도 포기자 317명중 대부분이 자연계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은 인재의 대부분이 의학 계열 중도에 진로를 바꾸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가 경쟁력으로 볼 때도 그리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죠.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 계약학과의 신설은 의학 계열로 빠져나가는 우수 인재를 막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가르칠 교수 부족 등 교육 인프라 확충이 급선무

현재 세계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대만의 TSMC가 52.1%로 1위입니다. 명성과는 달리 삼성전자는 고작 18.3%에 불과하죠.

하지만 정부는 “이미 발전한 산업에 연구 개발비를 투입할 수 없다”면서 최근 몇 년 간 연구비를 대폭 삭감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정부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반도체 R&D 국책 사업에 예산을 한 푼도 투입하지 않았다고 하죠.

경쟁국인 미국, 대만, 중국등이 정책적으로 반도체 인재를 키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행보로 보여집니다. 이렇듯 연구비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우수 인력은 다른 분야로 옮기는 기피 현상까지 나오는 것은 당연한 현실로 보여지죠. 부족한 연구비에 성숙한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연구 논문으로 빛을 보기는 쉽지 않겠죠.

어쩌면 코로나 이전부터 약 10년 전부터 이미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은 치열하게 시작되었는지 모릅니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량 선도 국가들의 교육 인프라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계약학과는 진정한 의미에서 장기적 해결책으로 보여지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서울대가 명목상 반대하는 “학문을 추구해야 하는 대학이 ‘기술 인력 양성소’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설득력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험생들이 신설되는 반도체 계약학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와 관련 업계는 지금부터라도 한시적 정책과 대안보다는 단단한 기초 산업 위에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장기적 이공계 발전을 위한 계획을 내놓을 때로 보여집니다.